벌써 4주년 결혼기념일
매년 결혼기념일에는 둘이서 일본여행을 다녔지만 이제는 하양이가 같이하기 때문에 비행기를 타고 여행한다는게 온전히 다녀올까 걱정이 되어
올해는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보내기로 했다 .
평소에 먹는 그냥 맛있는 음식 말고 뭔가 특별한곳에서 먹고싶어 오마카세 집이나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이나 비싼 호텔뷔페를 찾아봤지만
먹는양이 줄어버린 탓에 아무거나 먹을 수도 없었고 해산물 특히 회 종류는 더 먹을 수 없었기에 고민이 많았는데 문득 한우 오마카세집이 생각이 났었다 .
KUT SEOUL

서울 종로에 있는 한우오마카세 집으로 가장 최근에는 배우 송혜교의 맛집으로 잘 알려져 있었지만,
나는 몇년 전 전참시에 나왔던걸 봤던 기억이 있었는데 너무 맛있어 보여 저기는 꼭 가고싶다 생각했던 곳이였다
발렛 5천원 (바 테이블 2시간/룸3시간 이용가능)
말이 발렛이지 사실 그냥 건물 옆에 있는 골목에 알아서 주차해야하는 시스템이라
그냥 주차비용이라고 생각하면 될듯하다
우리는 한시간이나 일찍 도착해 버려 근처를 서성였는데 1층에 있는 탐앤탐스가 KUT에서 같이 운영하는 곳이라
1층에서 머물러도 된다고 한다 .

나는 바에서 요리하는걸 직접 보면서 대화도 하고 먹는걸 좋아하는데 아쉽게도
바테이블에서 먹을 수 있는 코스가 한정되어 있어 룸으로 지정했다


우리가 배정받은 룸은 코스 상관없이 주문이 가능해서 가장 코스가 많은 R코스를 고민했는데 어떤 글에서
굳이 랍스타까지는 먹지 않아도 된다는걸 봤었고
나도 회를 많이 먹지 못하니 바로 아래 코스인 S코스로 미리 주문을 했다
캐치테이블로 미리 예약을 하면서 메모에 결혼기념일, 임산부도 있어요 라고 기재했더니 전날 미리 콜백을 주시면서
못먹는 음식 체크를 하고 다행히 회종류가 크게 나오지 않는데다 정말 신선한 재료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안심하고
먹을 수 있을것 같아 따로 메뉴구성을 바꾸지는 않았는데 메모를 보고 미리 콜백을 해주셔서 이 점이 크게 감동스러웠다 .

오마카세인지라 룸안에 바로 조리를 할 수 있는 화구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앉자마자 안내를 해주신 분께서 의자도 빼주시고 따뜻한 식전차도 내어 주셨는데 직접 블랜딩한 우롱차였는데
너무 맛있었다
원래 먹으면 안되는 차였지만 한잔 정도야 하면서 마셨는데 사오고 싶었을 정도 ..

이날의 담당 쉐프님이 오늘 코스로 나올 한우를 보여주셨다
땟갈좋은 한우 1++ 중에서도 no.9 에 해당되는 한우였는데 그동안 no.9 한우들을 종종 맛봐온지라 오마카세로 먹는
좋은 양질의 한우는 어떨지 기대가 되었다

1. 첫번째로 나온 코스로 루꼴라와 새싹인삼이 들어간 한우부위인데
사실.. 먹으면서 설명을 하나하나 들었지만 기억이 안난다는 함정 .. 최대한 기억을 살려보기로 했다


2. 육회를 KUT만의 레시피로 재해석한 양념과 안동식 육회로 내어주셨는데 조짝꿍과 나 둘다 재해석한 육회 보다는
안동식 육회가 더 입에 맞았다
재해석한 육회는 새콤달콤한 소스로 버무렸는데 과일과도 잘 어울렸지만 아무래도
한국인은 한국식 육회를 먹어야 하나보다

3. 그날 직접 반죽해 구운 빵과 트러플을 올려 피스타치오로 마무리 했는데 중간에 들어갔던 고기부위 역시 잊음..
그치만 그 맛은 계속 기억에 남는게 정말 좋은 트러플을 사용해서 거부감 없이 너무 맛있게 먹었고
트러플 향이 정말 오래 입안에서 멤돌았기 때문이다
이번 트러플을 먹기 전에 다른 저렴한 레스토랑에서 맛본 트러플 오일과 동남아에서 사왔다며 선물로 받았던
트러플 과자는 맛보고선 역한느낌이 있어서 입덧이 심해졌었는데 트러플이 나와서 거부감이 있었지만 그래도 먹어봤더니 좋은 트러플은 또 먹고싶을 만큼 맛있게 느껴졌다

트러플을 슬라이스 하는 이분이 이날 우리가 갔을 때 담당쉐프님으로 나오셨던 총괄쉐프님이자 KUT의 대표님이신 분인데
사실 이곳은 전참시 방송과 배우 송혜교의 맛집 이전에 배우 박효주의 남편이 운영하는 한우오마카세로 유명한 곳이였다
사실 총괄쉐프님이라 나와서 직접 하지않고 주방에만 계신데
이날 특별한 날이라는 메세지를 받고 직접 나와서 해주셨다고 한다 (영광)

4. 채끝등심
이번에도 올라간 트러플 역시 맛있었는데 트러플이 없는 아래에 있는 고기를 먼저 말돈소금에 찍어먹고
마지막으로 트러플과 소스가 있는 고기를 먹어야 하는데
정말 잘 구워진 고기는 소금만 찍어 먹어도 그렇게 맛있을 수 있다는걸 다시한번 느꼈다

5. 부채살
아주 곱게 간 감자소스를 듬뿍찍어 동남아식으로 해석한 허브와 함께 먹었는데 정말 하나하나 먹을 수록
내가 몰랐던 맛들이 입안에서 멤돌았다

6. 조짝꿍은 안창살이라 하지만 내 기억으로는 제비추리였던 이것
먹는 방법이 특이했는데 말돈이 올라간 고기를 먼저 먹어야 하고 먹기전에 같이나온 로즈마리를 톡톡톡 두드리며
향을 입혀 먹는데 이게 정말 최고였다 ..
물론 다른 부위들도 최고였지만 신선한 로즈마리향이 이렇게 톡톡톡 두드리는 것만으로 잘 입혀져서 입에넣어 씹으니
고기의 육질과 향이 같이 느껴지면서
로즈마리향이 더 어우러져 깔끔하면서 너무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7. 내가보기엔 이게 안창살
안창살을 여러번 숙성시켜 (아마3번..?) 두가지 방법으로 구워낸 안창살
후추와 소금 약간만 가미했지만 숙성과 구운 정도의 차이가 이렇게까지 고기가 맛있어 질 수 있었나? 싶었다
고기를 먹고 위의 우엉피클로 입가심 하면 되는데 고기향이 엄청나서 우엉까지 먹지 않아도 됐을 정도였다
7번 코스를 맛보면서 조짝꿍이 그동안 좋은 고기 이렇게 못구워줘서 미안하다고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심지어 고기굽는거 배우고 싶다고.. ㅋㅋ
그만큼 둘의 입맛에 너무 맛있었다는 평가였다


8. 살치살
쉐프님이 직접 오셔서 먹는 방법을 알려주셨는데 노른자를 터트리지 말고 이렇게 한번에 올려 한입에 먹는 코스였는데
임산부인 내게 날달걀이 취약할 수 있었지만
농가와 계약을 하셔서 매일 아침마다 초란을 받아서 오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쉐프님 ㅎㅎ
살치살은 조짝꿍이 한우 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부위인데 매번 그냥 구워만 먹어보거나 일본에서 스키야키 먹을 때
노른자 풀어 찍어먹기만 해봤지 살치살로 이렇게 먹을 생각은 안했는데 안해도 될것 같다
물론 맛있었지만 내 개인적으로는 살치살 본연의 향으로만 먹고 싶었고 이렇게 나온 고기가 마지막이였기 때문에
노른자가 고기의 맛을 살짝 해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9. 타코
부위이름 잊음.. 그냥 타코가 너무 맛있었다는 기억만 난다
아보카도를 곁들여 내온 코스가 고기의 향과 어우러져서 맛있었는데 원래 타코의 살사소스가 들어가지 않은건지 튀지않고 어우러지는 맛이였다

10. 모밀국수
개인적으로 모밀국수는 임신전이나 임신중이나 너무 좋아하는 메뉴라 밖에서 사먹는 경우도 정말 많이 있었다
조짝꿍은 그닥 좋아하지 않아 일본여행 중 같은 음식점에서 다른 메뉴를 시키고 나는 모밀국수를 시키고는 하는데
짝꿍이 맛있다며 먹을 정도였으니 모밀국수 싫어하는 사람들도 웬만큼 좋아하지 않을까 싶었다
특히나 나는 너무 맛있어서 국물까지 원샷하고 싶었지만 그러기엔 오마카세 아닌가...
최대한 자제하며 먹었는데 육수도 직접내어 만든듯한 모밀육수가 시판육수와 확연히 달랐기에 더 깔끔하고 맛있었다
(나중에 밀키트라도 만들어주세요 .. 사먹고 싶어요 ㅠㅠ)

11. 그리고 마지막으로 정갈하게 나온 코스메뉴 솥밥
솥밥은 처음 자리에 착석했을 때 불고기솥밥과 김치솥밥 중 선택할 수 있었는데 아무래도 무난한 한우불고기 솥밥으로
정했고 코스가 끝나면 미리 시간에 맞춰 해놨다가 바로 들어오게 된다
타코가 나오기 전에 룸안에서의 직접 구워 서빙하는 음식은 끝이났기 때문에 담당해주셨던 총괄쉐프님이 인사를 하고
떠나셨는데 먹는 내내 임신과 태교여행, 아이키우는 행복에 대해 열심히 설명해 주셔서 웃으면서 식사를 할 수가 있었다

솥밥은 섞기전에 미리 한번 보여주시는데 뚜껑 오픈하고 가져오셔서 그 향이 엄청 좋았었다


밥을 2인분으로 나눠 정갈하게 담아 내어왔는데 황태국도 각종 야채와 훈연멸치로 육수를 푹 우려만든 듯 국물 한입한입 먹을 때 마다 황태의 향과 각종 재료들의 향들이 깊게 베어나와 정말 맛있었다
황태국 안좋아하는 조짝꿍도 깨끗이 다 먹었고 나도 너무 배불렀는데 끝까지 먹을정도의 깔끔한 맛이였는데
다른 찬을 올려 곱창김으로 밥을 싸먹는게 입맛에 너무 잘 맛았다

12. 마지막으로 나왔던 디저트
낮이라 분위기가 덜 살아 조금 아쉬웠지만 조짝꿍은 그냥 접시에 , 나는 이렇게 예쁘게 레터링이 쓰여진 채로 나와서
더 좋았다
디저트는 왼쪽부터 순서대로 먹으면 되는데 양갱 두 종류와 홍시로 만든 홍시아이스크림, 파베초콜릿이 나왔고 양갱은
너무 맛있어서 사가서 부모님도 드리고 나도 먹고 싶을 정도였고 파베초콜릿도 너무 맛있었는데
임산부가 많이 먹으면 안되는 감이기도 했고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 홍시는 조짝꿍의 입으로 들어갔다

그동안 오마카세를 많이 가본건 아니였고 한우 오마카세는 처음이였는데 꽤나 만족스러워서 부모님을 모시고
재방문 하고 싶은 곳이였다
특히나 다녀와서 주변에 여럿 소개해 줬는데 특별한 날이나 모임이 있는 경우에도 너무나 추천하는 곳이였다
코스가 하나하나 나올 때 마다 예쁘고 정갈하게 차려진 디쉬가 마음에 들었는데 더 마음에 들었던건 한입한입 먹을 때 마다 입안에서 멤도는 그 향이 아무곳에서나 먹을 수 없는 향이였기에 내년 부터는 하양이가 태어나면 마음껏 다니지
못할거라서 정말 좋은, 맛있는 곳을 가기위해 엄청나게 서치를 했었고
가격과 기대에 비해 못미칠 음식일까봐 더 긴장하며 찾았는데 그런 수고를 덜어줄 만큼의 만족스러운 맛을 맛볼 수 있어서 그게 가장 흡족했던 곳이다
나는 모든게 만족스러웠는데 조짝꿍은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라 먹으면서 계속 누군가 옆에 있는게 부담이 됐었고 고기를 좀더 맛보고 싶었다고 하기에
돈쓴만큼 누려 라고말하고 마지막에 화장실 갔다가 화장실에서 나오면서도 룸앞까지 기다려주셨다가 문을 열어주시는걸 보고 너무 몸둘바를 몰랐는데
나중에도 종종 이런곳 한번씩 가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ㅋㅋ
아무튼, 결혼기념일 4주년은 너무 만족스러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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